[현장속으로-전북한우협동조합] 농가 연대의 힘으로 한우전문협동조합 시대를 열다
[현장속으로-전북한우협동조합] 농가 연대의 힘으로 한우전문협동조합 시대를 열다
  • 한우마당
  • 승인 2018.02.09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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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료공동구매·한우공동판매 양 날개 활짝
8명 지도사 포진 빈틈없는 지도사업 펼쳐
모든사업 ‘조합원 소득·경쟁력 향상’에 초점
협동조합의 존재 이유·가치 실현하며 ‘주목’
조합이 직영하는 한우 정육 식당이 성공적으로 정착되면서 전북한우조합은 2017년 11월 전주시 전미동에 정육식당 2호점을 열었다. 사진은 전현직 임원들과 조합원들의 기념촬영 모습.
조합이 직영하는 한우 정육 식당이 성공적으로 정착되면서 전북한우조합은 2017년 11월 전주시 전미동에 정육식당 2호점을 열었다. 사진은 전현직 임원들과 조합원들의 기념촬영 모습.

신용사업 없이도 조합원들에게 양질의 사료를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하고, 원하는 시기에 소를 출하해 판매하고, 각종 환원사업과 배당까지 할 수 있는 협동조합을 만들 수 있을까? 

생우와 쇠고기 시장 완전 개방으로 한우농가들의 불안감이 극에 달했던 2001년 ‘오직 농가만을 위해 존재하는 협동조합을 만들겠다’는 신념으로 농가 2백여명이 모여 만든 협동조합.

‘전북한우협동조합’이 그 해답을 써 내려 가고 있다.

제대로 된 사업추진이 어렵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협동조합의 존재 이유와 가치를 실현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다. 특히 한우산업을 둘러싼 여건이 더욱 척박해지면서 농협에 거는 기대는 높아지고 있지만 이를 충족치 못하며 개혁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농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경제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더욱 주목받고 있다.
 

‘불가능’으로 점철된 우려…정도경영으로 승부

‘농가들을 위한 진정한 협동조합을 만들어보겠다’는 개혁에 찬 의지 하나로 시작됐지만 조합 출범 당시 외부의 시선은 우려와 의구심으로 가득했다.

그러나 전북한우조합은 설립부터 지금까지 모든 가치와 노력을 ‘조합원을 위한 조합’을 실현하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했고, 불가능할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오직 농가만을 생각하는 ‘정도경영’에 매진했다.

전북한우조합의 첫 발은 사료사업이었다.

합리적인 가격의 배합사료 공급을 위해 공개입찰을 통해 선정된 사료업체와의 주문자생산자방식(OEM)의 사료를 생산·공급하는 방식이다. 거품을 뺀 합리적 가격의 사료 공동구매 사업을 통해 현재 조합원들은 경쟁사 대비 포대당 1천원 이상 싼 사료를 공급받으며 생산비 절감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2005년부터 가동 중인 ‘총체보리섬유질배합사료’ 사업은 사료사업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보리가 여물기전에 잎, 줄기, 알곡을 함께 수확해 곤포작업으로 처리해 발효시킨 ‘총체보리’를 주원료로 한 TMR 사료는 축산과학원으로부터의 기술을 이전받아 영양학적 가치에 합리적 가격을 입혀 농가 소득 향상에 일조하고 있다.

저렴한 가격의 사료 공급에 더해 조합은 OEM과 TMR 사료 구매농가들에게 포대당 300원의 이용고 장려금을 지급하며 농가들에게 이익을 환원하고 있다.

조합의 모든 사업은 오직 조합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전 현직 임원들이 함께 참여한 화합의장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는 모습.
조합의 모든 사업은 오직 조합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전 현직 임원들이 함께 참여한 화합의장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는 모습.
지난해 실시한 한우생산성 향상 기술 교육 장면.
지난해 실시한 한우생산성 향상 기술 교육 장면.


사료서 시작한 경제사업 유통·판매부문으로 확대

사료사업에서 경험을 쌓은 조합은 육가공 및 판매사업 부문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해나갔다. 자체 판매 능력 확보를 위해 조합원들이 생산한 한우를 소비자들이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는 ‘총체보리한우 정육식당’을 오픈한 것이다.

특히 도매시장 상장 경매방식이 아닌 지역내 도축장 이용으로 공판장 출하시 발생하는 상장 과 중개 수수료를 절감함으로써 농가와 소비자가 윈윈하는 출하 환경을 택했다.

농가들은 원거리 출하에 따른 감량의 부작용은 줄이고 각종 수수료를 아껴 식당에서 판매하는 한우고기를 더욱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게 된 것이다. 합리적인 가격은 주말과 평일까지 문전성시를 이루는 맛집 명소로 부상하게 된 가장 큰 이유이지만 철저한 품질관리로 소비자들의 만족을 더욱 높일 수 있었다는 게 조합의 설명이다.

전북한우조합의 사료공장 내부 전경.
전북한우조합의 사료공장 내부 전경.

조합은 조합으로 출하하는 거세한우와 55개월령 미만 암소에 한해 브랜드 출하장려금 20만원과 미경산암소의 경우 30만원을 지원한다. 이 가운데 거세우와 미경산암소만을 선별해 정육식당과 소매판매점에 공급하고 있다. 나이가 많은 암소나 체중이 미달된 거세우는 전용 도축장이 아닌 도매시장으로 출하하는 등 유통채널을 철저히 분리해 소비자 신뢰를 쌓았다.

’15년 정육식당 개장과 동시에 시작한 가공과 유통사업은 판매부문의 역량을 확대하는 디딤돌이 됐다. 이전까지 위탁사업으로 진행해왔던 가공사업을 자체사업으로 전환시켜 1일 30두까지 가공·처리할 수 있는 시설과 인력을 갖춘 것이다.

지난해 유통센터에서는 총 2400여마리가 가공되어 직영 정육식당과 전국 각 소매점, 온라인 쇼핑몰에 공급됐다. 안정적인 유통센터 운영과 정육식당 성공에 힘입어 조합은 지난해 11월 전주시 전미동에 연면적 1,300m2 규모의 식당 2호점까지 오픈했다.

조합이 직영하고 있는 총체보리한우 정육식당의 판매점 모습.
조합이 직영하고 있는 총체보리한우 정육식당의 판매점 모습.


‘조합원 소득·경쟁력 향상’에 모든 사업 초점

송아지 경매사업은 농가들의 안정적인 소득을 도모하기 위한 새로운 경제사업의 하나로 추진되고 있다.

송아지 거래시 수수료가 내야하는 축협의 송아지 경매시장과 달리 조합은 송아지를 거래하는 조합원들의 수수료를 면제했다. 가축시장운영에 따른 이익을 포기하고 농가 지원 사업 형태로 시장을 운영 중인 셈이다.

여기에 현재 추진 중인 소 도체 등급판정 기준이 섬세한 마블링에 가산점이 부여되는 점을 감안해 거세한 송아지를 출하할 경우 30만원의 장려금을 농가에 지급하고 있다. 번식 농가들의 소득 안정을 위해 암송아지도 10만원의 장려금을 지급한다.

무려 8명이나 포진된 조합 지도사들은 거세를 비롯한 사양관리와 개량, 질병관리, 출하 등 조합원들이 오직 사육에만 안정적으로 전념할 수 있게 돕고 있다.

특이할 만한 것은 올해 출하장려금의 최하 월령을 26개월에서 24개월로 앞당겼다는 것이다. 사료 품질 개선과 꾸준한 개량사업으로 한우의 유전 능력이 높아지면서 사육월령을 앞당기고도 기존의 한우고기 품질 확보가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오히려 사양기술 등 생산단계만이 중요시되면서 간과된 유통과정에서의 노력을 ‘숙성’으로 강화해 소비자 만족은 높여가겠다는 복안이다. 농가의 비용과 수고는 줄이고도 유통 과정에서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한 것이다.

특히 사육 월령을 앞당길 경우 농가들은 사육비를 더욱 절감하는 한편 수입육과의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북한우조합 나비효과 전국으로 확대될까

김창희 조합장.
김창희 조합장.

전북한우조합이 지금껏 써내려온 역사는 오롯이 농가들 힘으로 만들어낸 협동조합의 새로운 롤모델로 꼽히고 있다.

김창희 조합장은 “조합원의 소득과 권익에 모든 초점을 맞추고 사업을 충실히 수행하면 농가가 중심의 협동조합은 반드시 성공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사료생산과 판매, 유통사업부문에서 불필요한 구조와 비용을 제거해 슬림화하면 농가들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모든 사업을 현실화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김 조합장은 ‘우리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농가들이 하나로 뭉칠 때만이 기대한 열매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협동조합 개혁은 외부의 힘이 아니라 농가들이 연대의식을 갖고 철저히 협력해야만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비록 작은 힘일지라도 농가가 힙을 합하면 사료와 출하, 유통사업까지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정받았다는 점 그리고 새로운 협동조합의 모습을 실현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 조합장은 “조그만 날갯짓 하나가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듯이 농가들의 힘으로 낡은 구조, 잘못된 관행은 반드시 개혁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 “한우농가들이 함께 힘을 모아 미래의 변화를 우리 스스로 만들어 나가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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