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두백미(一頭百味), 100가지 맛이 존재하는 한우고기
일두백미(一頭百味), 100가지 맛이 존재하는 한우고기
  • 한우마당
  • 승인 2018.05.04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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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축산과학원 한우연구소황소미 농업연구사
국립축산과학원 한우연구소황소미 농업연구사

우리는 옛 민화나 설화를 통해 당시의 사회상을 엿볼 수 있다. 김홍도의 ‘논갈이’, 이중섭의 ‘황소’, 고성군의 ‘황소바위’ 등 여러 문화·예술 분야의 문헌을 통해 한우가 조상들의 농경생활을 도우며 우직하고 친숙하게 우리 곁에 존재했음을 알 수 있다. 시간 흐름에 따라 산업화로 인한 농기계의 발달로 한우는 농경생활의 동반자가 아닌 머리부터 발끝까지 사랑받는 귀한 먹거리로서 곁에 존재하고 있다.

우리 조상들은 한우 한 마리에서 100가지 맛이 나온다고 하여 한우를 일두백미(一頭百味)라고도 불렀다. 조상들은 한우를 120부위로 세분하였고, 부위별 특징에 따라 용도를 달리하고 음식에 활용하며 다양한 맛을 표현했다. 문화인류학자 ‘마거릿 미드’는 영국이나 프랑스에서는 소를 35부위로 나누었고, 동아프리카 보디족은 51부위로 나누어 먹는데, 한국은 무려 120 부위로 나누어 먹는다고 감탄하기도 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소고기를 10개의 대분할과 39개의 소분할로 나누고 있다. 대분할은 안심, 등심, 채끝, 목심, 앞다리, 우둔, 설도, 양지, 사태, 갈비를 뜻하고 소분할은 안심살, 꽃등심살, 살치살, 양지머리, 차돌박이, 아롱사태 등을 뜻한다.

한우를 부위별로 나누어보았을 때 특징과 용도가 다름을 알 수 있다.  한우 등심은 갈비뼈 위쪽에 붙어 있어 연하고 부드러우며 고기에 서리가 내린 듯 지방이 끼여 있는 마블링을 볼 수 있다. 또한 반달모양의 황색인대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갈비는 기름기가 많고 질기나 육즙과 뼈에서 나오는 골즙으로 풍미가 좋아 구이나 찜, 탕으로 많이 이용한다.

또한 안심은 한우 한 마리에서 약 2%정도 밖에 얻을 수 없는 최고급 부위이며 사용되지 않는 근육으로 적당한 지방층이 존재하여 가장 부드럽다. 마지막으로 등심에서 이어져 한우의 허리 부분에 위치하며 안심 윗부분에 존재하는 채끝살은 마블링이 고루 분포하며 안심과 같이 연하고, 갈비살과 같이 부드러우며 풍미가 넘친다.

앞서 언급한 4가지 부위(등심, 갈비, 안심, 채끝) 모두 지방이 풍부하고 소비자에게 가장 선호되는 부위들로 구이나 스테이크용으로 적합하다. 반면에 지방이 적은 우둔, 설도 등의 부위는 장조림이나 육포로 적합하며 학생들과 젊은 여성들을 대상으로 소고기 샐러드나 콩나물 불고기 등의 저칼로리 음식으로 소비가 증진되고 있지만 앞서 말한 4가지 부위보다 선호도가 낮다.

2016년 농어촌경제연구원의 국민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육류 구입 또는 외식 시 가장 고려하는 요인은 품질(맛)이였다. 소고기의 품질은 등급판정기준에 따라 근내지방도, 육색, 지방색, 조직감, 성숙도에 따라 판정된다. 이 중 고기의 질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항목은 근내지방도이며, 근육사이에 침착된 근내지방이 얼마나 많이 분포하는가를 나타내는 척도이다.

근내지방은 신장지방, 근간지방, 피하지방 다음으로 가장 마지막으로 침착되는 지방으로서 마블링이라는 단어로 더 잘 알려져 있다. 한우에서 조지방 함량이 19~17%일 때 1++등급, 11~9%일 때 1+등급, 7~5%일 때 2등급, 5%미만일 때 3등급으로 판정한다

이러한 등급 설정은 우리나라의 독특한 구이문화에서 비롯되었다. 풍부한 지방은 가열 시 수분증발을 억제하며 타액을 촉진시켜 다즙성을 느끼게 해준다. 따라서 고기를 구워먹는 것을 선호하는 국내 소비 경향을 반영하여 구이용에 적합한 근내지방도가 20% 내외의 고기가 최고등급이 되며 이는 미국보다는 높고 일본보다는 낮게 설정되어 있다.

 한우고기는 수입육에 비해 육질이 연하고 풍미가 우수하다. 그 이유는 한우의 근내지방 형성이 우수하고, 근섬유가 가늘며 근육을 싸고 있는 근막이나 인대와 같은 결체조직 함량이 낮기 때문이다.

 소고기의 근내지방에는 포화지방산(SFA)이 40~48%, 포화지방산(UFA)이 44~60%로 불포화지방산(UFA)이 더 많이 함유되어있다. 포화지방산은 이중결합이 존재하지 않고, 불포화지방산은 이중결합이 존재하며 함유된 음식은 아래와 같다.

한눈으로 보아도 몸에 건강한 지방산은 불포화지방산임을 알 수 있다. 불포화지방산은 단가불포화지방산(MUFA)과 다가불포화지방산(PUFA)으로 나누어지며, 하나의 이중결합을 가지는 지방산인 단가불포화지방산이 지방산의 약 58~62%정도로 많은 비율을 차지한다. 이 단가불포화지방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올레인산(C18:1n9)인데, 소의 품종이나 사양방식에 따라 함량의 차이가 나타난다.

한우고기는 수입산 소고기에 비해 포화지방산 함량이 낮고 단가불포화지방산인 올레인산 함량이 높다. 등심부위의 올레인산 함량을 비교해 보았을 때 한우는 48%, 미국산은 42.5%, 호주산은 31.6%이다 (1994, 박 등). 불포화지방산 함량이 많을수록 다즙성이 높아지고, 올레인산 함량이 높을수록 고기가 좋은 평가를 받는다.

또한, 올레인산은 맛뿐만 아니라 건강에도 유익하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혈관 벽에 쌓여 혈액순환을 방해하고 혈전생성을 돕는 나쁜 콜레스테롤로 알려진 저밀도 지단백질(LDL-cholesterol)을 낮춰주고, 혈관에 붙은 콜레스테롤을 배출하는 좋은 콜레스테롤로 알려진 고밀도 지단백질(HDL-cholesterol)을 높여주어 동맥경화, 심장병 및 비만을 예방하며 혈압감소와 당뇨에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얼핏 보기에는 같은 수준의 근내지방이 존재하더라도, 같은 수준의 소고기라 판단할 수 없다. 지방산 조성에 따라 맛과 건강에 있어 확연한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올레인산이 풍부한 한우고기는 수입육보다 우수하다.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 진입을 앞두고 있다. 이처럼 국민의 소득이 높아지며 식생활과 축산물에 대한 요구에도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더 이상 소고기는 양이 아닌 질을 중요시하며 고품질과 식품의 안전성, 건강기능성, 다양성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인당 소고기 소비량이 2014년 10.8kg에서 2017년 11.5kg으로 점차 높아지고 있다.

FTA시장 개방으로 관세율이 인하되어 수입육의 내수시장 점유율 또한 높아지고 있다. 수입육의 시장점유율이 높아지는 원인은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기간 빠르게 비육시켜 올레인산과 같은 지방산을 고려하지 않고 생산되는 저렴한 수입육보다 국내에서 안전하게 생산된, 올레인산이 풍부한 한우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까?

더불어 국립축산과학원은 고품질의 명품한우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경제성을 고려한 실속 있고 대중적인 한우에 대한 연구를 함께 진행함으로써 한우의 가격경쟁력과 품질 향상을 위하여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알고 먹으면 더 좋은 우리 한우!

한우의 차별된 우수성을 인지하고 개인의 취향과 부위별 특성, 용도를 고려하여 보다 다양하고 건강하게, 한우의 100가지 그 이상의 맛을 즐겨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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