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선제적 한우 수급조절의 필요성을 얘기하는가
왜 선제적 한우 수급조절의 필요성을 얘기하는가
  • 농장에서 식탁까지 옥미영 기자
  • 승인 2018.05.0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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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한 한우산업구조 감안 정부의 적극적 시장 개입 필요
'20년 송아지 '22년 비육우 가격 하락 전망
암송아지 비육 통한 적정사육두수 유지 절실

도매시장 한우가격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올해 2월 들어 1+등급을 기준으로 kg당 1만9천원선을 넘는 등 높은 상승세를 이어가던 도매시장 한우가격은 지난 4월 1++등급 경락가격이 2만1천 원대를 돌파했다.

한우가격 고공세는 전 등급에 걸쳐 나타나면서 4월 평균(25일 현재까지) 거래가격이 kg당 1만8014원을 기록했다. 거세우를 기준으로 한 평균가격은 kg당 1만 9천원을 넘는다.

이같은 한우 가격 동향은 등급에 따라 전년대비 kg당 적게는 2000원에서 많게는 2800원 이상 높은 것으로 4월 평균 가격이 전년대비 kg당 평균 2천원 이상 올랐다. 도매시장 한우가격이 크게 상승하고 있는 데는 출하물량 감소 등 공급부족이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물량이 크게 감소하기 시작한 지난 3월 한우도축두수는 4만7851두로 2월(6만171두)대비 20.5%(1만2320두) 줄었다. 전년 동월(5만6154두)과 비교해서도 14.8%(8303두) 감소했다.

한우공급물량 감소는 추석 명절 이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여 한우 가격 강세 현상 역시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최근 공개한 쇠고기이력제 자료에 따르면 5월 이후 출하될 물량은 거세우 연평균 출하치를 크게 밑도는 1만6천~2만5천여두 사이로 공급물량 확보에 비상이 켜진 상태다.


높은 한우 값 입식의향에 영향

도매시장 한우가격 상승은 농가들의 입식 의향 고조로 이어지면서 송아지 가격 역시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지난 한해 평균 357만원의 높은 거래가격을 보였던 6~7개월령 수송아지 가격은 올해 3월 들어 다시 상승기에 접어들면서 전년대비 20만원 넘게 올랐다. 지난 3월 암송아지(6~7개월령) 평균 거래 가격은 예년 평균치를 훌쩍 뛰어넘는 311만원을 기록했으며 수송아지는 평균거래가격이 370만원까지 뛰었다.
 
구제역으로 문을 닫았던 가축시장이 한 달여만에 개장하면서 송아지 값은 더욱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재개장 첫 날인 4월 24일에는 전국 86개 가축시장 중 10개 가축시장이 열린 가운데 수송아지의 평균 거래가격은 381만원이었다. 이튿날 예천 용궁우시장의 수송아지 거래가격은 406만원, 합천우시장은 426만원까지 올랐고, 4월 26일 양평과 영광, 창녕우시장의 수송아지 가격도 396~415만원에 거래가 성사됐다.

도매시장 가격과 함께 암·수송아지 가격 모두 초고공세를 지속하면서 한우산업은 외형적으로는 큰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처럼 보여진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것처럼 현재의 한우고기 가격 강세는 소비 활성화가 아니라 공급물량 감소에서 비롯된 것으로 높은 소 값의 혜택은 일부 농가에게만 한정되어 있다.

이처럼 수급불균형으로 나타난 가격 강세는 각종 한우산업 지표와 관련해 한우농가들에게 긍정적 전망으로 비춰지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요인들로 작용하고 있다.

때문에 현장에선 농가들의 입식 의향이 크게 상승하면서 한우협회가 올해부터 의욕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선제적 수급 조절 사업의 필요성에 납득하지 않는 분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선제적 수급 조절, 지금이 적기이다

실제로 현장에선 사육두수의 급격한 증가에 대한 신호와 전망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분위기가 강하다. 이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송아지 가격 상승 때문인데 높은 송아지 가격은 농가들의 번식 의욕을 고취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종축개량협회가 집계·발표한 한우정액공급량은 지난해 195만3500 스트로로 최근 몇 년간 가장 많은 양의 정액이 판매됐다. 이는 전년(2016년)과 비교해서도 5.1%가 늘어난 것이다.

늘어난 정액 공급은 송아지 생산으로 이어져 올 한해 송아지 생산두수는 83만3천두로 전년대비 약 2만여두가 증가할 것이라는 게 한우협회의 전망이다.

불어난 송아지 공급에 따른 영향은 2020년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진단된다. 올해 태어난 송아지들은 암송아지의 경우 내년부터 첫 수정에 돌입해 2020년부터 송아지 생산에 본격 가담할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다.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물량이상의 송아지 공급은 곧 가격 하락으로 직결되며 특히 이 송아지들이 비육을 통해 시장에 출하되는 2022년~2023년 도매시장 한우고기 가격 하락에 절대적 영향을 미친다는 전망이 나온다.

더욱이 향후 송아지 가격과 큰 소 값에 영향을 미치는 가임암소는 올 연말 140여만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면서 선제적 수급 조절의 필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때문에 올해 생산되는 암송아지의 일부를 ‘미경산우’ 비육과 같은 방법으로 시장에서 선제적으로 격리하지 않을 경우 2020년 송아지 값 하락과 2022년 큰 소 값 하락의 예상된 시나리오는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농촌경제연구원도 한우수급전망 발표를 통해 2022년 큰 폭의 한우공급량 증가를 전망한 바 있다.

농경연에 따르면 2019년 국내 쇠고기 공급량은 24만1천톤으로 올해보다 약 7만여톤의 증가에 그치는 반면, 사육두수 증가로 인해 2022년 국내산 쇠고기 공급량은 25만5천톤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올해 공급될 한우고기 공급 예상량 23만4천톤 대비 약 9%(21만톤)나 증가한 것이다.

때문에 한우협회는 장기적 관점의 한우고기 공급량 증가를 고려 올해 1만두, 내년도 최소 3만두의 암송아지를 고깃소로 비육해 시장에서 격리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결론 및 시사점

앞으로 예상된 한우 수급 동향은 공급물량 증가에 따라 송아지 및 지육 가격 하락에 따라 농들의 어려움이 예고되고 있지만 현재의 상황이 너무 낙관적이기 때문에 농가들은 쉽게 수긍하지 않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더욱이 번식농가 입장에서 보면 선제적 수급조절 사업은 향후 송아지 가격이 상승하거나 최소한 보합세는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도태사업에 비협조적으로 움직이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때문에 정부와 협회는 선제적 수급조절의 필요성에 의지를 함께 하고 농가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전방위 홍보를 강화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선제적 수급조절 사업은 수급조절 사업의 대상이 되는 농가와 수급조절 사업을 주도하는 주체가 한배에 타서 한 방향으로 노를 젓지 않으면 쉽게 실패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로선 아쉽게도 선제적 수급조절의 필요성에 대해 한우협회가 강력한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는 반면, 정부에서는 미온적인 반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2011~2014년 사육두수 증가에 따라 소 값 폭락을 경험했던 한우농가들은 2020년 이후 사육두수가 소 값이 크게 하락했던 당시와 비슷한 수준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선제적 수급조절 필요성을 강력히 주문하고 있지만 수급조절에 참여하는 농가들의 인센티브 제공을 위해서는 많은 예산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어서 대정부 설득 작업이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과거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가격에 등락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선제적 수급 조절을 통한 적정 사육두수 유지가 필요해 보인다.

특히 규모화 되어 있는 다른 축종들과 달리 한우산업은 많은 농가가 참여하고 있고, 규모도 크지 않아 수급불안이 가시화되면 가격이 크게 요동치는 행태를 보이는 만큼 아직까지 정부의 적극적인 시장 개입이 필요한 산업이라는 점을 다시금 인지하고 대비를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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