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도 한우산업을 돌아보며...
2018년도 한우산업을 돌아보며...
  • 이동일
  • 승인 2018.12.21 1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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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한우산업의 가장 큰 주제는 가격과 수급이었다. 올 한해 가격이 좋았다고 평가되지만 농가들은 항상 불안감에 시달렸다.

청탁금지법으로 인해 크게 위축됐던 명절 소비도 올해는 많이 개선됐다. 쇠고기 수입량은 사상최고치를 갱신할 것으로 전망되고, 사육두수도 연말기준 300만두를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지금의 한우가격은 앞으로 다가올 깊은 수렁을 예고하는 마지막 축제 같은 것이라 말하는 사람도 있다.

다가올 내일을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다. 다만 올해를 되짚어보고 다가올 내일에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에 대해 생각해보는 연말이 되어야 할 것이다.

▲ 10만 농가 아래로, 한우 농가 감소세 지속

한우농가수가 전체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20두 미만의 소규모 농가의 감소가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가축동향조사에 따르면 2018년 3/4분기 전체 한우 농가 수는 96,933농가다. 규모별로는 20두 미만이 57,631농가, 20~50두 규모가 21,411농가, 50~100두 규모가 10,853농가, 100두이상이 7,038농가다.

5년 전(2014년 말 기준)에 비해 전체 한우농가는 19,508농가가 감소했다. 5년 만에 전체 농가의 20% 가까이가 감소한 것이다.

20두 미만 농가의 감소세가 눈에 띈다. 20두 미만 한우농가는 5년 전에 비해 20,152농가가 감소했다. 이에 반해 100두 이상 농가 수는 5년 전에 비해 875농가가 증가했다.

▲소규모 농가 감소에 따른 송아지가격 인상

한 여름 폭염시기를 제외하고는 한우송아지 값은 고공비행을 이어갔다. 수송아지 한 마리에 500만원 이상에 거래되는 상황이 많았고, 평균거래가격이 최근까지만 해도 400만원 이상을 유지했다.

고가의 송아지가격과 관련해 다양한 분석들도 쏟아졌다. 생산량이 늘었음에도 가격이 높았던 이유에 대해 한우사육 농가의 구성비가 달라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가장 설득력을 있었다.

소규모 형태의 번식농가들이 최근 급격히 감소함에 따라 송아지 공급량이 줄었고, 이로 인해 수요공급의 불균형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실제 가축시장 관계자들도 출장두수가 줄어 소를 구하는 것이 어려워졌고, 가격이 급등하면서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소규모 번식농가가 줄어들면서 송아지의 자질도 예전만 못하다는 평이다. 상당수의 송아지는 일괄사육농가에서 생산하는 가운데 자질이 좋은 송아지는 자체적으로 비육해 판매하고, 자질이 좋지 않은 송아지를 시장에 판매했기 때문으로 사료된다. 이로 인해 자질 좋은 송아지는 품귀현상으로 가격이 더욱 크게 올랐고, 송아지를 구입해야 하는 농가의 부담 또한 더욱 커져만 갔다.

한 농가는 이렇게 말했다. “소 값이 아무리 좋아도 송아지 값이 비싸면 농가들은 더 이상 소를 키우기가 어렵다. 향후 2년 이상을 키워야 하는데 그 동안 가격이 어떻게 될지도 모르고, 소가 사고나거나 성적이 제대로 나올지도 의문인데 어떻게 소를 키우겠냐? 송아지는 한우농가에 있어 원료다. 원료가격이 안정될 수 있도록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이다.

한우농가의 구조적 변화에 따른 안정적 송아지 공급기반 마련이 새로운 한우산업의 숙제로 대두되고 있다.

▲ 한우수출은 숨 고르기? 옥석가리기!

한우고기 수출이 예년에 비해 물량과 금액 면에서 다소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올해 5월말 한우고기 수출물량은 21,901톤으로 전년 동기 22,834톤보다 1톤 가량 감소했다. 금액으로는 119만8천 달러로 지난해 137만2천 달러보다 약20만 달러가 줄었다.

외형으로는 한우수출에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들지만 관계자들은 그렇게만 볼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한우고기 수출의 감소원인에 대해 ‘거품’이 빠지고 있는 것이라 이들은 지적했다.

지난해 한우고기 수출이 붐을 타고 전국 각지의 브랜드들이 너도나도 수출에 나섰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차분해진 분위기다. 한우고기 수출이 보이는 외형만큼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경영주체들이 수출에서 발을 뺀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로 인해 한우수출에 강한 의지를 가진 업체들은 지금의 상황이 나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선별이 끝났기 때문에 향후 한우수출은 더욱 강하게 추진력을 받게 될 것이며, 빠르게 물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한우수출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농가에 실익이 없는 한우수출은 결국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정부나 자조금의 지원으로 끌고 나가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업체나 농가 스스로의 노력과 의지가 수출산업을 이끌어 나가는 핵심이 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우수출업체의 옥석이 어느 정도 가려진 상황에서 내년도 한우수출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모아지는 부분이다.

▲ 김홍길 회장의 재선과 선제적 수급조절

올해 초 재선임된 김홍길 회장은 취임일성을 통해 한우산업의 위기론을 강조하면서 선제적 수급조절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회장은 인터뷰를 통해 “지난해 송아지 생산두수에서 도축두수를 빼면 10만두 정도가 남는다. 올해 역시 이런 현상이 이어진다고 보면 한우 사육두수는 금새 300만두를 훌쩍 넘고도 남는다. 위기가 오고 있음에 틀림없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한우사육두수가 많아지면 전후방 관련 산업은 좋아질 수밖에 없다. 오직 한우사육농가만이 이런 어려움을 온전히 감수해야 한다”며 “협회가 나서 선제적 대응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다.

공급과잉을 100% 피해갈 방법은 없다. 다만 지금부터라도 공급두수를 조절하면 피해를 줄일 수 있고, 불황의 골을 비교적 짧게 지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무엇보다 우려되는 점은 공급과잉으로 인한 가격하락이 본격화되면 그 어떤 조치로도 이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그간의 경험으로 잘 알고 있다. 업계 모두가 이 같은 문제에 공감대를 갖고 대응방안 마련을 위해 함께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의 이야기대로 한우협회는 올해 이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육우 수급조절협의회 등에서 한우협회는 선제적 수급조절사업의 필요성들을 강조해 한우자조금 40억을 투입을 통한 선제적 수급조절사업을 추진에 동의를 얻었고, 한우자조금 대의원 총회를 통과시켜 정부의 승인을 얻어냈다. 조건부 승인으로 양측의 의견 조율이 필요한 부분이지만 내년부터는 미경산 암소 비육을 통한 한우수급조절 사업이 본격 추진될 전망이다.

▲수입육공세에 따른 공격적 마케팅 필요

올해 상반기 쇠고기 수입은 냉장 41,820톤, 냉동 149,282톤으로 총 191,102톤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동기간 보다 무려 27,895톤(17.1%)이 증가했다.

쇠고기 수입량의 증가는 미산 쇠고기가 주도하고 있다. 한미FTA체결로 매년 낮아지는 관세의 영향을 톡톡히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소비자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과 부정적 인식이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일선 소비현장에서도 미산 쇠고기라는 이름을 전면에 걸고 판매에 나서고 있는 업소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품질 면에서 한우를 따라올 수는 없지만 낮은 가격과 일정한 품질을 원하는 소비자와 이를 겨냥한 음식점들이 있다. 최근에는 네덜란드, 덴마크 등에서도 국내 시장 개방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수입 쇠고기의 파상공세에서 한우산업을 안정적으로 유지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공격적 마케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수입을 원천적으로 막을 방법은 없다. 결국 국내에서 한우의 안정적인 소비층을 유지확대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가격 상승에도 불안한 한우농가

한우가격은 올 한해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상반기의 경우 한우도축두수가 지난해보다 높았음에도 유통현장에서는 소가 부족해 힘들다는 하소연이 끊이지 않았다.

올해 1~5월 한우 도축두수는 312,145두로 지난해보다 3%정도 늘었다. 평균가격은 17,561원으로 9.5%올랐다. 공급량이 늘어났음에도 가격이 상승세를 유지한 이유에 대해서는 결국 소비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명절을 겨냥한 1~2월 도축두수가 많이 늘어난 것이 눈에 띈다.

청탁금지법의 선물 가액기준 변경 후 처음 맞은 명절이 소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대체 휴일로 장기연휴가 많아졌으며, 온라인, 편의점, 자판기 등 판매루트가 다양해 진 것 또한 소비증가에 일조했다. 특히 온라인을 통한 소포장 판매, 편의점 등은 1인 가정이 많아지는 추세에 한우의 새로운 소비 트랜드로 주목받고 있다.

한편 공급량이 늘어났지만 가격 상승은 지칠 줄을 모르는 상황에 업계에서는 진땀을 흘렸다. 유통업체에서는 경락가격이 높은 상황이다 보니 매달 적지 않은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강한 결집력을 보인 미허가축사, 아직 문제는 남아있다.

미허가축사 적법화 문제로 많은 한우농가들이 힘든 시간을 보냈다.

한우협회는 축산관련단체와 공동으로 미허가축사 적법화 문제에 대응했다.

정치권에서도 축산업계의 요구에 귀를 기울여주었고, 최근 국회에서는 미허가축사적법화 관련 특별법이 발의되기도 했다.

지난 9월 27일까지 전국 적법화 대상 농가 중 94%의 농가의 이행계획서가 접수됐다. 외형상으로는 미허가축사 적법화가 차근차근 잘 진행되어가는 것으로 보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아직 해결되지 못한 부분이 남았다.

입지제한지역 농가들에 대한 조치, 소규모 농가들에 대한 적법화 시기와 방법, 지자체 조례로 인한 적법화 불가 지역에 대한 해소방안 등 너무 많은 문제들로 인해 과연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지 누구도 장담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올해 한우협회와 한우농가들은 이 문제에 대해 강한 결집력을 보여주었다. 내년에도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겠지만 올해와 같은 강한 결집력을 보여준다면 미허가축사문제도 결국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 믿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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