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충완 한우협회 부회장
인터뷰-김충완 한우협회 부회장
  • 한우마당
  • 승인 2019.03.05 08: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우산업의 주체는 ‘한우농가’
한우협·자조금 중심으로 똘똘 뭉쳐
지속가능한 한우산업 위한 ‘새 판짜야’

“틀림없이 위기의 순간은 도래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한우농가들이 지금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전처럼 깊은 불황의 골짜기에 빠질 것인지 아니면 파동을 줄이고 안정적으로 유지해 나갈 수 있을지 좌우될 것입니다.”

소 값 안정을 위한 ‘선제적 수급조절’의 필요성을 강하게 제기해온 한우협회 주장이 자조금 사업에 반영되면서 올해부터 한우협회를 중심으로 1만두의 미경산우 비육 사업이 본격화된다.

김충완 한우협회 부회장은 “바로 지금이 한우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최근 몇 년간 큰 소와 송아지 가격의 고공세로 입식 열기가 높아졌고, 사육두수 3백 만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농가들은 호황의 시기를 누릴 여유도 없이 ‘언제 가격이 하락할지’ 모르는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김충완 부회장은 “과거 몇 차례 한우 파동의 사례를 보면 소 값 폭락은 이렇다 할 사전 조짐 없이 급작스레 찾아왔다”면서 “우리 농가들이 선제적으로 수급조절에 동참한다면 전과 같은 소 값 폭락 사태는 사전에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농민운동’으로 점철된 37년 한우인생

어려서부터 가축을 좋아해 군에서 제대한 1983년부터 고향인 충남 당진에서 한우사육을 시작한 김충완 부회장은 올해로 37년째 한우사육의 외길을 걷고 있다.

한우협회가 설립되기 이전부터 낙농육우협회 내에 당진비육회 회장으로 농민운동을 시작한 김 부회장은 40여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몇 차례 한우파동과 사료 값 폭등 등을 겪으며 뼈저리게 느낀 부분이 있다고 했다.

“나라고 왜 어렵지 않았겠어요. 먹고 살기 위해 ‘죽기 살기’로 버텨 여기까지 온 거지. 그런데 몇 번의 고비를 넘기고 보니 그렇다 라고요. 소 값이 떨어지면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거예요. 한우농가들만이 소 값 폭락의 고통을 겪으며 감내해야 한다는 거죠.”

김충완 부회장이 선제적 수급조절 사업의 필요성과 성공을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김 부회장은 “생산자 단체가 주체가 되어 불황에 대비하는 선제적 수급 조절을 모색하는 것은 대단한 발상과 시도”라면서 “한우농가들의 대응이 앞으로 닥쳐올 위기를 얼마나 최소화 할 수 있을지 결정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우산업의 중심과 주체는 ‘한우 농가’

김충완 부회장은 한우산업에 있어 농가의 주인의식 그리고 지도자의 역할을 강조했다.

한우산업은 산업의 중심인 한우농가와 중심조직체인 한우협회, 한우자조금이 단합된 힘으로 지켜내야 한다는 게 그의 신념이다.

협회가 설립되기 이전 낙농육우협회 당진시지부에서 더부살이를 해왔던 시절엔 다른 단체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한 미안한 마음과 고마움도 컸지만 한편으론 ‘남의 집살이’를 하며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낼 수 없어 전전긍긍하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지역 축협을 농가들을 대변하는 제대로된 조직으로 세우겠다는 희망으로 개혁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갈수록 직원들 중심으로 변화하는 조직에 실망만 쌓여가며 포기를 선택했다.

하지만 1999년 한우협회가 설립되고 당진지부장과 도지회장으로 활약하다 5년째 한우협회 부회장으로 활동해온 그는 이제 한우산업의 미래와 잘못된 관행들을 농가의 힘으로 바꿀 수 있다는 기대에 충만해졌다.

“한 때는 협동조합만이 농가들의 미래라는 생각에 조합의 중심에서 개혁을 이루겠노라며 에너지를 쏟기도 했지만 관행화된 조직을 몇몇의 힘으로 바꾸기엔 한계가 있더라고요. 주인이면서도 실질적인 주인이 될 수 없었던 현실에 좌절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한우협회와 자조금으로 농가들이 똘똘 뭉친다면 농가를 옥죄는 잘못된 관행과 제도, 협동조합 개혁까지 모든 해낼 수 있다는 확신이 듭니다.”
 

한우지도자들, 새 판 짜기 위해 ‘분골쇄신’ 할 때

우선 생산비의 절대 비중을 차지하는 사료비 절감의 혁신은 한우협회 OEM사료 사업부터 시작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비육우 사료의 70% 이상을 농협과 계통사료가 점유해오면서 가격 결정과 사료 이용에 농가들이 귀속될 수밖에 없었지만 한우협회가 자체사료를 생산하면서 시장견제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김 부회장은 농가들에게 가장 절실한 협회의 사료 사업과 직거래 유통망 사업은 한우지도자와 농가들의 절대적인 참여만이 성공으로 이끌 수 있고, 결국 시장 견제를 통해 한우농가들의 생산비 절감이라는 당초의 목적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우지도자들이 힘을 뭉쳐 새 판을 짜야 한다”면서 “지도자라면 눈치를 보거나 비겁해지지 말아야 하며, 옳은 길이라 생각하면 그 길을 밀고 나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과도한 마케팅 비용과 고임금 구조, 불필요한 수수료가 사료산업과 유통의 가장 큰 문제점임을 알고도 소소한 인간관계에 얽혀 협회 사업에 힘을 실어주지 못한다면 한우농가들의 실익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김 부회장은 “협회의 힘겨운 노력으로 사료사업 견제기능과 출하부분에 새로운 길이 열리게 된 상황에서 사사로운 감정 따윈 과감히 버려야 한다”면서“한우산업과 전체 한우농가들을 위해 지도자들이 먼저 ‘분골쇄신’할 때가 왔다”고 강조했다.
 

한우산업의 미래, 한우농가에게 달려 있어

‘한우산업의 주체는 한우농가’라는 김충완 부회장의 신념은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시절 도정의 핵심 프로젝트로 내걸었던 3농(농어촌, 농어업, 농어업인) 혁신 프로젝트를 수립하는데도 결정적 역할을 했다.

충남도의 3농 혁신 프로젝트는 농어업인이 정책 결정의 주체가 되고, 생산·유통·소비의 모든 과정을 혁신한다는 것으로 지자체 정책에서 농업이 중심이 된 전무후무한 사례로 꼽힌다.

도(道) 정책 수립 당시 농축산업 관련 교수들마저 3농 정책은 불필요하다며 노골적으로 반대의사를 표명해 좌초될 뻔 했지만 김 부회장이 전면에 나서 “농축산업을 위해 존재하는 교수들이 산업과 농업인을 중시여기지 않는다면 차라리 관련 학과를 폐지하라”는 강경 입장으로 대응하면서 결국 정책을 관철시켰다.

농축산업 위주의 핵심 정책에 대한 그의 강경한 입장은 도정에 적극 반영됐고, 이후 충남도에서 굵직한 농업 관련 사업과 예산을 입안하는 데까지 영향을 미쳤다.

김충완 부회장은 한우산업을 지키기 위해 농가들 스스로가 확고한 의지를 갖고 똘똘 뭉친다면 정부와 국회 등 주위의 도움을 이끌어 낼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한우산업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농가의 소득 안정, 생산비 절감, 안정적인 한우산업 기반 유지는 그 누구도 아닌 오로지 한우농가의 결집된 힘만으로 완성된다는 것이다.

김 부회장은 “최대 공격이 최대 방어라는 생각을 잊지 말자”라면서 “미경산 암소를 통한 선제적 수급 조절 사업, OEM 사료 사업, 직거래 유통망 사업 등 농가들이 주체가 되어 전력 질주할 수 있는 여건들이 성숙된 지금이 농가들의 권익과 지속가능한 한우산업의 토대를 세울 수 있는 최적의 기회”라고 말했다.
 

한우소비기반 ‘반드시’ 유지해야

김충완 부회장은 송아지생산안정제나 비육우 소득 안정제 등 2중 3중으로 마련된 일본의 농가 소득 안정 장치는 벤치마킹해야 하지만 1억 2천여 명의 인구에 170만두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화우산업은 우리에게 시사 하는 바가 적지 않다는 점도 강조했다.

소 값 하락에 대비한 농가 보호 장치가 완비된 일본의 제도는 국내 현실에 맞는 도입이 필요한 반면 사육기반이 크게 위축된 화우산업은 그만큼 소비가 이뤄지지 않아 산업 기반이 함께 위축됐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이는 한우의 생산기반 유지뿐만 아니라 한우고기 소비 기반을 어떻게 유지하고 활성화할 것인가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필요로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김충완 부회장은 “국민에게 사랑받는 한우산업, 국민들의 눈높이와 소비에 민첩하게 대응하며 소비기반을 유지하는 것 역시 우리 한우농가들이 짊어지고 함께 풀어가야 할 장기 과제”라면서 “변화의 시대를 사는 건 힘들지만 이제 생산뿐만 아니라 소비부문에서도 한우농가의 주체의식과 행동이 요구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