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분 처리 활성화를 위한 개정 이뤄져야
가축분 처리 활성화를 위한 개정 이뤄져야
  • 한우마당
  • 승인 2019.05.03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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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제수 가축분유기질비료협동조합 사무국장

모든 일에는 호불호(好不好)와 일장일단(一長一短)이 있다.

지난 3월 28일 확정 고시된 ‘비료 공정규격설정 및 지정’ 또한 그렇다. 비료를 생산하는 비료업계에서는 ‘늦었지만 이제라도 개정되어 다행’이라는 입장과 ‘비료업계 뿐만 아니라 농·축산업을 위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으로 갈렸는데 확정 고시된 내용 중 농축산업과 관련된 두 가지 사항에 대해 밝힌다.

1 음식물쓰레기 건조분말의 유기질 비료 원료 사용 허가

유기질비료의 주원료로 사용되는 유박류는 기름을 짜내고 남은 다양한 지방종자의 찌꺼기로 수입 폐기물이다.

유기질비료지원사업을 통해 공급되는 유기질비료와 관련해 비료업계 내에서도 수입 폐기물로 만들어진 유기질비료는 ‘농림축산 부산물의 재활용과 자원화 촉진’이라는 사업목적에 부합하지 않음으로 사업에서 제외되어야 한다고 문제 제기해 왔다.

2016년 국정감사에서 박완주 의원 또한 ‘친환경농자재지원 사업의 본래 목적을 추진하는데 수입 아주까리유박이 포함된 비료가 더 혜택을 받는 것은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리고 유기질비료에 많이 사용되는 아주까리(피마자)유박의 경우 리신이라는 독성 물질을 함유하고 있어 강아지와 고양이가 잘못 먹고 폐사하는 사례가 속출했다. 한편 일부 지역에서는 유기질비료공장의 설립과 이전 등으로 지역 주민 간 갈등이 격화되기도 했다.

농촌진흥청은 음식물쓰레기 건조분말이 수입 유박류를 대체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한 국내 자원 재순환과 영농비 절감 등을 장점으로 내세워 이번 개정을 적극 추진했다.

이와 관련하여 유기질비료의 수입 유박류 원료에 비해 음식물쓰레기 건조분말은 국내에서 생산된 유기자원으로 유기물 성분 상 유박류를 충분히 대체 할 수 있으며, 아주까리유박(150원/㎏), 채종유박(330원/㎏), 대두박(500원/㎏)에 비해 음식물쓰레기 건조분말은 30~80원/㎏으로 가격이 저렴해 유기질비료 가격 인하를 통해 농민들의 영농비절감에 기여할 것이며, 일부 우려와는 달리 음식물쓰레기 건조분말은 수분 함량과 염분 함량이 낮으며 전체 원료의 30% 이하로만 사용하도록 했기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개정에 반대하는 비료업체들은 유기질비료에 유박이라는 수입 폐기물 원료를 사용했으며, 독성물질 함유 등의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유박으로 만들어진 유기질비료가 농지에 살포되었을 때 일시적으로 작물의 성장에는 효과를 보일 수 있으나 유용 생물의 활성화를 위한 공극형성, 수분함유 등 비료의 근본적인 작용을 하지 못해 토양을 척박하게 만든다는 입장으로, 유기질비료지원사업 목적에 적합하지 않아 제외해 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청해왔다.

원료도 문제지만 비료 자체에 문제를 제기해왔던 것이다. 농촌진흥청에서 제시한 아주까리유박과 음식물쓰레기 건조분말의 유기물 성분 비교표를 보면 유기물함량, 질소·인산·칼리는 동일한 수준이지만 아주까리유박의 염분은 0.1%인 반면 음식물쓰레기 건조분말은 1.8%로 매우 높게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건조분말의 ‘염분 함량이 낮다’라는 말은 쉽게 납득할 수 없는 표현이다.

2014년 7월 부숙유기질비료(가축분퇴비, 퇴비)도 유기질비료와 같이 원료의 다양성, 국내 유기자원의 활용 등을 이유로 음식물류폐기물, 동·식물 잔재물 등이 원료로 사용할 수 있게 허용됐다.

확정 고시 후 부숙과 후숙을 거쳐 부숙유기질비료가 본격적으로 출하되는 2015년부터 부정원료 사용, 불량·저질 비료 유통, 덤핑 등의 과당경쟁으로 비료시장과 업계가 혼탁해지기 시작했고, 2016년에는 업계 내에서 정풍운동을 전개할 정도로 심각해졌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에서는 양질의 비료 공급과 관리를 위해 비료관리법 일부 개정안을 마련했으나 3년 가까이 계류된 상태다. 이후 가축분뇨를 이용한 가축분퇴비는 정체성을 상실했고, 톤당 15만원 전후의 폐기물 처리비가 지원되는 음식물류폐기물을 선호하는 비료업체가 늘어남에 따라 가축분뇨 처리율은 떨어지기 시작했다.

지금도 비싼 만큼 효과가 있다고 믿는 농민들은 왜 유기질비료 가격이 내려갔는지 모른다. 유기질비료를 사용할 경우 가축분퇴비의 외면과 가축분뇨 처리율 하락은 불 보듯 뻔하며, 가축분뇨는 농촌지역의 악취와 오염을 발생시키는 애물단지로 전락이 가속화 될 것이다.

2 모든 비료 원료에 혼입되는 이물질 기준 설정

현재 이물질 기준이 없어 비닐 등이 농경지에 뿌려지면서 토양 오염 우려가 있어 이를 막기 위해 모든 비료원료는 2㎜를 넘는 이물질이 섞이는 것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0.5% 이상의 이물질이 혼입될 수 없도록 하였으며, 비닐은 0.2%만 초과해도 유통할 수 없도록 설정해 농경지에 불량 비료 사용을 원천 차단한다고 했다. 여기서 말하는 이물질은 유리, 플라스틱, 금속, 뼈, 도자기, 타일, 천, 은박, 종이, 비닐 등으로 2㎜를 초과하는 것만 해당된다.

음식물류폐기물을 원료로 쓰는 비료 등에 비의도적으로 이물질이 혼입·공급되어 민원이 발생해 혼입 허용기준을 마련, 양질의 비료 생산과 토양오염 방지를 위한 기준으로 마련됐다.

플라스틱과 비닐로 인해 오염된 해양 생태계에 대한 보고서나 다큐멘터리가 방영되어 큰 이슈가 된바 있으나 토양 생태계에 대한 연구는 전무한 상태였다. 하지만 최근 건국대학교 연구팀이 흙 속에서 곰팡이 등을 분해하고 공극을 형성하는 이로운 벌레인 ‘톡토기’의 활동이 미세플라스틱(5mm미만으로 절게 쪼개진 플라스틱)의 유입으로 인해 저하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결국 토양오염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미세플라스틱보다 작은 2㎜미만으로 쪼개진 이물질들은 문제 삼지 않으며, 2㎜이상이라고 하더라도 비닐12g(음식물류폐기물 30%인 비료)미만, 플라스틱, 유리 등은 각각 30g미만은 상관없다하니 정말 양질의 비료 생산을 유도하고 토양오염을 방지하자는 것인지 의구심이 갖게 된다. (참고 : 비닐 12g은 개별포장된 과자봉지 15개에 해당하며, 플라스틱 30g은 흔히 쓰는 모나미볼펜 6개에 해당하는 양)

2014년 음식물류폐기물의 사용이 허가된 부숙유기질비료의 경우 불순한 의도를 가진 생산업체가 아닌 이상 다양한 공정과정을 거치면서 이물질이 제거되기 때문에 판매된 제품에서 비닐, 플라스틱 등의 이물질이 나오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이번에 허용된 음식물쓰레기 건조분말의 경우 파쇄와 분쇄과정을 거쳐 분말화 되기 때문에 비의도적으로 혼입된 이물질이 있다고 하더라도 2㎜미만일 것이다. 결국 기준 강화로 이물질 제거를 위한 스크린과 파쇄시설 등의 무리한 시설 추가가 예상되는데 이는 영세한 가축분퇴비 생산업체의 경영악화로 이어져 가축분뇨 처리율 하락이라는 도미노현상을 초래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번에 개정된 비료 공정규격설정 및 지정의 경우 농림축산 부산물의 재활용과 자원화 촉진을 통해 경종순환농업의 안착, 지속가능한 농업에 기여하고자 추진되는 유기질비료지원사업의 취지와는 다르게 농림축산부산물의 재활용과 자원화를 저해하고 농지를 폐기물 매립지로, 사업을 폐기물 매립사업으로 변질시키는 개악으로 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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