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한우 유전적 다양성 확대 통한 한우산업 지속가능성 확보 필요
[기고]한우 유전적 다양성 확대 통한 한우산업 지속가능성 확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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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7.30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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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백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 한우연구소 농업연구관

Ⅰ. 서론

한우는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서만 사육되고 있는 고유 품종이다. 또한, 과거 많은 농가가 사육하면서 가족과 같이 함께 생활해온 소 품종으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주요상징이며, 한우산업을 민족산업으로 표현하고 있을 정도로 축산업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소고기 수입 자유화와 FTA에 따른 소고기 수입량 증가 및 관세 제로화 시점 도래 등 한우산업의 여건이 더욱 나빠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고품질에 맛이 우수한 한우고기는 수입 소고기와 비교하여 비싼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공급되면서 일인당 소고기 섭취량은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한우고기의 시장 점유율은 2018년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국내 한우고기 자급률은 `13년 50.1%에서 지속적으로 하락하여 `18년 36.4%로 낮아졌다.

이와 같이 한우산업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하여 한우고기 생산비를 낮출 수 있는 많은 기술들이 개발되어 보급되고 있다. 국내산 조사료 생산을 확대함으로써 사료비를 절감하고, 사양관리를 개선함으로써 일반적으로 30개월령 이후인 출하시기를 27개월로 단축하여 사육비를 줄일 수 있는 기술이 개발·보급되고 있다. 또한, 어린 송아지 때 유전체 정보를 이용하여 유전적 자질을 파악하여 개체별 최적의 사양관리 방법을 적용하는 등 다양한 기술이 개발되어 현장에 적용되고 있다.

물론, 한우의 대내외적 환경에 대응할 수 있도록 기술을 개발하여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일련의 노력들은 한우산업의 미래를 설계해 가는데 매우 중요한 부분임에는 틀림이 없다. 수입 소고기와의 경쟁에서 뒤쳐지고 국민들로부터 한우고기가 외면 받는다면 한우산업의 미래는 있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우산업의 미래 지속성을 논하는데 있어서 간과해서는 안 될 매우 중요한 사실이 하나 있다. 생물학적 관점에서 한우의 유전적 다양성이 바로 그것이다. 국내 한우 사육두수는 300만두를 넘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육우 품종인 앵거스나 헤어포드에 비하여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서만 사육되고 있는 소규모 품종이다. 따라서 국내에서 한우의 유전적 다양성 확보는 한우 집단의 생물학적 지속성에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최근, 국내 한우 집단의 유전적 다양성에 관련한 많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한우 개량과 관련하여 국가 개량체계 속에서 한우의 유전적 다양성 확보를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도 무관치 않다. 이에 한우 집단의 유전적 다양성 확보를 위해 우리가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고, 무엇을 해야 하는 지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Ⅱ. 본론

일본에서 사육하고 있는 흑모화우는 현 단위에서 개량이 이루어지면서 현 내 흑모화우의 유전적 다양성이 현실적인 문제로 나타나고 있어 우리가 유심히 지켜봐야 할 품종이다. 2001년 발표되었던 논문을 살펴보면 일본 효고현의 흑모화우 폐쇄집단의 유전적 다양성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효고현 흑모화우 집단에서 매년 교배에 사용된 수소 및 암소의 숫자를 보면 아래 표에서 나타난 바와 같다.

 

 

표를 보면 과거 50년대말 100두 이상의 수소가 암소와 교배가 되었으나 80년대 이후 그 숫자가 최대 13두에서 최소 6두로 매우 낮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1960년 평균 근교도는 0.03%, 1970년 0.05%, 1980년 0.08%, 1990년 0.14%였던 것이 1998년 0.19%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되었으며, 유효집단의 크기의 변화는 아래 그림 1과 같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게 되었다.

이러한 주요 원인으로는 매우 적은 수의 수소가 집단 내 암소와 교배되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1950년대 가장 많이 사용된 수소 5두의 전체 교배 비율은 약 20% 전후였던 것이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90년대에는 약 80% 이상을 차지하게 된다(그림 2).

 

 

우리나라 한우 집단은 국가 주도의 개량체계에 의하여 씨수소를 선발하여 한우 농가에 보급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농가들이 선호하고 있는 특정 씨수소의 정액 중심으로 교배가 이루어지고 있어 일본 효고현의 흑모화우의 예는 매우 관심 있게 봐야할 분석 결과이다.

2014년 국내 학술지에 발표된 논문은 우리나라 한우집단도 유전적다양성 관련한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한우암소검정사업을 통해 수집된 자료를 이용하여 분석한 결과를 살펴보면 유효집단크기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것을 알 수 있다(표 2).

이러한 결과는 국내 한우의 씨수소 선발 두수 및 특정 씨수소의 선호로 인하여 발생하는 것으로 논문에서는 추정하고 있다.

 

 

유효집단 크기는 세대가 지속되어도 집단 내의 유전자 빈도가 변하지 않고 유지되는 개체의 최소 숫자로 정의하는데, 이는 집단 내에서 유전자의 변화에 영향하는 개체의 수를 의미한다. 유효집단의 크기가 감소한다는 것은 집단 내에서 후대에 유전자를 전달하는 개체의 비율이 낮아지고, 집단 내 근교도가 증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상에서와 같이 일본 효고현의 흑모화우와 우리나라 한우의 경우 유전적다양성이 점차적으로 축소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이에 국내에서는 오래 전부터 한우에서의 유전적다양성 확보를 위해 농림축산식품부에서 가축개량 선진화 방안이나 축산업 발전대책 수립 시에 한우의 유전적다양성 확보를 위한 여러 가지 정책적 방안을 도입하여 시행하여 왔다.

먼저, 국내 씨수소 선발두수의 확대를 들 수 있다. 상하반기 10두씩 매년 20여두를 선발하던 보증씨수소 선발두수를 2015년부터 상하반기 15두씩 30두로 확대하여 국내 암소에 교배가능한 씨수소 두수를 50% 확대하여 농가에 보급하였다. 또한, 선발된 씨수소에서 생산하는 정액 스트로 생산물량을 제한하였다. 현재 보증씨수소 1두 당 생산하는 정액 스트로의 상한은 10만 스트로이다. 이는 좀 더 다양한 수소를 국내 암소에 교배하여 다양한 유전자를 후대에 물려주고 특정 씨수소의 유전자가 후대에 물려지는 비율을 감소시켜 유전적다양성 축소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한편 농가에서 교배할 씨수소를 선정할 때 근교도가 높아지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국립축산과학원 가축개량평가과에서 교배계획 길라잡이라는 자료를 매년 2회 발간하여 보급하고 있고, 농협경제지주한우개량사업소의 씨수소 편람에서는 교배암소의 아비를 기준으로 교배 씨수소 선정 시 주의해야 할 씨수소 목록을 함께 제공하고 있다. 또한, (사)한국종축개량협회는 한우신랑찾기 앱을 통해 농가가 쉽게 근교도를 파악하여 씨수소를 선정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적 방안들 이외에 한우의 유전적다양성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유전특성을 갖고 있는 다양한 한우 축군을 조성하여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2009년부터 2018년까지 최근 10년간 국립축산과학원 한우연구소에서는 일반 농가와는 다른 방식으로 국가 보증씨수소 정액을 사용하지 않고 자체 씨수소를 선발하여 교배함으로써 독립된 축군을 조성하는 1단계 사업을 추진하였다. 이렇게 조성된 독립축군의 유전체 정보 자료를 이용하여 보증씨수소 및 농가 암소와의 특성을 비교해 본 결과, 그림 3에서 보듯이 유전적 특성에서 차별화가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향후 더 많은 세대가 흐르게 되면 유전적 차별성은 더욱 커지게 되고 그림에서 일부 겹쳐지는 부분이 분리되어 나타나게 될 것이다. 한우연구소에서는 이렇게 조성한 축군의 유전자원을 활용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현재 노력 중에 있다.

 

하지만, 이렇게 유전적으로 차별화된 다양한 한우 축군을 조성하는 사업을 국가가 전적으로 주도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자체 및 지역 한우 브랜드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데, 지자체 한우 집단이 지역의 환경, 농가 및 소비자의 요구를 반영하여 국가 개량방향과 차별화된 개량목표를 설정하고 씨수소를 선발, 브랜드 한우 집단에 보급하는 등의 노력을 한다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생각되며, 현재 일부 지자체에서는 이러한 시도를 하고 있다. 물론 국가는 이러한 다양한 축군이 조성되고 활용될 수 있도록 신규형질을 발굴하여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지자체에서 추진하는 사업이 원활하게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제도적·정책적 장치를 마련하여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내용은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용역으로 실시하여 2018년에 (사)한국축산경제연구원(KLEI)에서 작성한 가축개량체계 선진화 방안 보고서에서도 한우의 유전적다양성 보존을 위하여 다양한 특성을 갖는 축군들의 조성하여 활용하는 방안으로 지자체 및 브랜드 한우 집단의 개량 방향을 다양화 하고, 지역 특색을 고려한 브랜드로 개발함으로써 유전적으로 다양한 씨수소를 선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개선방안에 설명을 한 바 있다.

Ⅲ. 결론

지금까지 일본 효고현의 흑모화우의 예와 우리나라 한우의 유전적다양성 축소 문제를 바탕으로 향후 한우산업 지속성을 위해 유전적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하여 서술해보았다. 많은 전문가들도 국가 주도로 추진해 온 한우 개량사업에서 다양한 한우의 유전자원을 보존하고 활용하기 위한 지자체 및 한우 브랜드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며, 이에 대한 제도적 장치의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물론, 지자체 및 한우 브랜드들이 차별화된 한우 개량체계를 구축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지역특색에 맞는 개량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에 맞는 개량시스템을 구축하여 최종적으로 다양한 씨수소를 선발·활용하는 작업은 많은 고민과 노력이 필요하다. 지자체 간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힐 수도 있고 갈등을 유발하는 과정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국가를 비롯하여 많은 개량기관과 지자체가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미래의 한우산업을 위해 함께 노력한다면 충분히 실현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앞에서 한우산업은 우리 민족산업이라는 표현을 하였다. 이 표현은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 아니라 한우산업에 관련된 많은 이들이 공통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내용이다. 우리민족산업인 한우산업이 먼 미래에도 생산적이고 안정적인 우리나라 먹거리 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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